바다
국민학교를 초등학교라고 부르기 시작할때즈음 해서 나는 남해에서 살고있었다. 짭쪼름한 공기와 약간의 비린내, 흙냄새가 뒤엉킨 기분좋은 향기가 나는 동네였다. 집앞으론 뇌물을 받아먹었든지 아니면 멍청한 공무원을 두었든지 아니면 둘 다가 요인이 되었음이 분명할, 차한대 지나지않는 해안도로가 나있었다. 바닥에 깔린게 콘크리트 도로는 상고머리를 한 나와 내 동생에겐 충실한 마당이자 놀이터일 뿐이었다. 최근에는 스마트폰로 즐겨들본다더라는 은하수와 별자리들은 연노랑 희미한 빛을 도로에 개어놓아 해가 져도 형제가 돌부리에 걸리지 않도록 해주었고 소라게 몇마리 달그락 거리는 소리만 겨우 묻을 잠잠한 파도소리는 제구실 못하는 애물단지 도로를 황망하지 않게 달래주었다. 오히려 황폐해 보이는건 검자위마냥 시커먼 밤의 바다였다. 가끔 고깃배의 노란 백열전구 빛이 친히 여긴 바다임을 환기시키기 전엔 마냥 무한하고 어두운 소름끼치는 공간일 뿐이었다. 다만 납작하고 둥그스름한 조약돌 몇개로 우리 형제는 밤의 바다로 부터 두려움을 덜어낼수 있었다. 조금 나중에 안 사실인데 남해안엔 야광충 이란 플랑크톤이 유난히 많이 산다고 한다더라. 이놈이 재밌는점이, 천적인 작은 물고기들이 자신주의에 있으면 물고기들이 내는 충격에 스스로 푸르스름한 빛을 낸다. 빛은 더 믾은 고기를 이끈다. 자살행위 같지만 빛이 이끄는건 고기말고도 오징어란 족속이 있다. 오징어는 잔고기의 천적이다. 자그마한 플랑크톤은 스스로를 보호하는데 성공한다. 그리고 우리 형제를 막연한 어둠으로부터 보호하는데에도 역시 성공한다. 제법 멋진광경이다. 우주같던 바다는 퐁퐁퐁 물수제비 뜬소리 세번에 세개의 푸른빛 징검다리를 밝혀준다. 사실 그렇게 밝은빛은 아니지만 허공이 아니란걸 깨닫기엔 충분한 빛이다. 스무살때 다시 가본 바다는 여전히 특유의 냄새를 흩뿌리며 표정하나 변하지 않고 그대로였다. 하지만밤의 바다는 전과달리 더이상 어둡지않고 무섭지도 않다.
by disker | 2011/06/06 14:46 | 안쪽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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